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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GIC 파헤치기 – 삼성전자 내 스타트업계의 큰 손

Mark Lee Vice President of Oper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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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GIC – 그리고 삼성의 스타트업 투자

얼마 전 삼성페이가 우리은행의 ATM기에 설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스타트업계의 반응은 놀라움과 걱정이 뒤섞인 느낌이었죠. 빠른 실행력에 감탄하는 것이 놀라움의 대부분이었고, 삼성이 뛰어들면 같은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은 경쟁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참관했던 Max Summit과 오늘 참가했던 Startup Grind에서 삼성 임원분들이 직접 이야기를 전하는 기회를 접했습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행사에 삼성의 임원분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게 당연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지는 궁금했죠. 개인적으로 Startup Grind의 행사가 더 궁금했던 건 삼성의 조직 중 실리콘밸리와 가장 가까운 접점의 역할을 하는 GIC의 Vice President인 Sunny Kim이 오셨기 때문입니다. Sunny Kim은 2013년에 설립된 GIC(Global Innovation Center)의 founding member로 실리콘밸리에서 Looppay와 SmartThings를 인수하는데 주체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동안 국내 언론으로부터 들을 수 없었던 삼성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Sunny Kim, Vice presidnent of GIC at Samsung Electronics

결론부터 말하자면 ‘삼성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꽤 많은 노력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계에서 주목을 받을 만한 인수합병이나 투자 소식이 없었던 것이지 실리콘밸리에선 꽤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한 GIC는 크게 투자, 파트너십, 인수, 액셀러레이터의 네 가지 방식으로 스타트업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업계에선 크게 화두가 된 루프페이SmartThings (IoT) 인수 외에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반에 걸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죠. 물론 액셀러레이터, 투자, 파트너십 등에 비해 인수에 대한 소식이 더 익숙한 건, 그 투자들의 규모가 굉장히 컸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삼성이 인수한 SmartThings, IoT분야에 어떤 임팩트를 줄지 궁금합니다.

특히, SmartThings를 인수했던 경험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인수 금액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라고 전해주셨는데, (Looppay가 2억 5천만달러에 인수됐으니 그 이상이겠죠?) 이 인수 딜을 45일 만에 했다고 합니다. 보통 GIC 의 내부 기준으로 1년에 한두개의 기업을 인수하는데, 이 정도의 속도를 보여준 건 기존의 삼성 이미지와는 다른 꽤나 공격적인 결정이었던 거죠. 그전에는 Due Diligence 하는데도 6개월에서 1년까지의 기간을 보냈는데, 45일만에 인수를 끝내면서 실리콘밸리 안에서도 삼성의 위상이 꽤 올라갔다고 합니다.

물론 삼성과 스타트업의 동행이 항상 좋은 결론으로 이뤄졌던 건 아니라고 합니다. GIC를 설립하고 처음 인수 했던 박시(Boxee)는 그 결과가 좋지 못했고 쓰디쓴 슬픔으로 남아있다고 전해주셨습니다. 삼성과 스타트업이 함께할수 있는 문화적 접점을 찾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실패 원인이었지만 이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뉴욕 첼시의 삼성 엑셀러레이팅 사무실

‘GIC는 스타트업과 삼성이 소통할 수 있는 번역기의 역할이다.’ 라는 이야기가 참 와닿았습니다. 관리 기반의 거대한 제조기업 삼성은 과연 다이나믹한 실리콘밸리의 문화와 어떻게 공생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나름 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삼성페이와 SmartThings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얼마나 거대한 시장을 창출할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말입니다.

올해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내년 부터는 삼성의 모든 가전 제품들을 연결하는 SmartThings 서비스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합니다. Open API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하네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실패했던 바다 OS 등을 경험으로 삼아 하드웨어 시장의 안드로이드가 될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물론 삼성페이도 올해의 성공적인 안착을 토대로 해외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국내 하드웨어, IoT 분야의 스타트업에 대한 엑셀러레이팅이나 투자는 없는 게 아쉽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시장의 헤게모니가 움직이는 건 사실이지만, ‘일정 부분 국내 생태계에 대한 지원과 투자 의지도 보여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강연을 통해 스타트업 시장에 긍정적인 기류가 돌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만들기보단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요즘 시대의 피할 수 없는 기류인 것도 말입니다. 제조업계의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국내/외 스타트업계의 신선한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사례들이 나오길 바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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